
서울시가 현재 만 65세 이상에게 적용되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하고 70세 이상 고령층의 버스요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포함해 노인 교통복지 체계 개편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인 19일 서울시청에서 ‘서울 노인교통복지 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조정과 고령자 버스비 지원 등 노인 교통복지 제도의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 6월 서울시의회에서 70세 이상 시민의 버스 이용요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이 통과된 데 따른 후속 성격이다. 조례는 서울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시민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예산 범위에서 시내버스나 마을버스 요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버스 교통비 지원과 함께 현재 만 65세인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지하철 무임승차 기준을 70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대신 70세 이상 고령층의 버스 이용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는 방안이 현재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연령 기준과 시행 시기, 버스비 지원 범위 등은 위원회 논의와 시민 의견 수렴,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노인 교통복지 체계 개편 논의의 배경에는 급속한 고령화와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재정 부담이 있다.
1984년 도입된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고령층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무임수송에 따른 재정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2000년 504억원에서 지난해 3833억원으로 7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고령층의 경제·사회활동이 과거보다 활발해지는 등 제도 도입 당시와 사회적 여건이 달라진 만큼 현행 연령 기준을 포함한 제도 전반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무임승차 연령을 높일 경우 65~69세 고령층의 교통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이동권을 어떻게 보완할지도 주요 쟁점이다. 특히 지하철 접근성이 낮거나 버스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고령층까지 고려한 교통복지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버스비 지원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는 제도 개편 과정에서 이 같은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 노인교통복지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김영원 숙명여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서울시의원과 노인·청년 대표, 교통·복지·재정 분야 전문가, 언론인 등 모두 10명으로 꾸려졌다. 앞으로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조정과 고령자 버스비 지원을 중심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 수도권 공동 추진 가능성, 취약계층 보완 대책 등을 검토한다.
첫 회의에서는 서울시의 노인 교통복지 추진 배경을 비롯해 다른 지역의 정책 사례와 시민 인식조사 결과 등이 공유됐다.
서울연구원이 이달 실시한 시민 인식조사에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고 70세 이상에게 버스요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응답자의 77.0%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앞으로 위원회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시민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노인 당사자와 시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수도권 도시철도 운영기관과의 연계 가능성도 함께 검토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급속한 고령화와 변화한 재정 여건을 고려하면서도 노인의 실질적인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하철 무임 연령 조정과 고령자 버스비 지원을 비롯한 여러 대안을 검증하고 재정 지속가능성과 취약계층 보완책까지 함께 살펴보겠다는 설명이다.
한국간병신문 윤현진 기자 (caredaily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