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의 제자 9명, 의사의 꿈 안고 17년 만에 스승 앞에

- 남수단 장학생들 흰 가운 입고 전남 담양 묘소 참배 - 인턴 3명·의대생 6명 국내 연수…관련 영상 13시간 만에 10만 조회


17년 만에 이태석 신부에게 인사를 드리는 제자들 (사진제공=이태석 재단)

 

남수단 톤즈에서 고(故) 이태석 신부에게 가르침과 치료를 받았던 제자 9명이 의료인의 꿈을 안고 스승의 묘소를 찾았다.

 

이태석재단은 한국에서 의료 연수를 받고 있는 남수단 출신 장학생 9명이 전남 담양에 있는 이 신부의 묘소를 참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인턴 3명과 의과대학 졸업 예정자 3명, 의대 6학년생 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재단으로부터 이 신부의 얼굴과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흰색 의사 가운을 전달받은 뒤 묘소 앞에서 스승을 기렸다.

 

재단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세뮤엘 마차르(36) 씨는 어린 시절 말라리아에 걸려 생명이 위태로웠으나 이 신부의 치료로 건강을 되찾았다. 당시 이 신부가 건넨 “건강을 회복하면 학교에 나오라”는 격려를 계기로 학업을 이어가 현재 의대 6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올가을 국립 주바대학교 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할 예정인 피터 쿠울(34) 씨와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이 신부의 도움을 받은 틴족 달(40) 씨도 이번 참배에 동행했다.

 

제자 9명은 지난 6월부터 원광대학교병원과 남양주 한양병원에서 의료 연수를 받고 있다. 국내 의료 현장의 진료 체계와 임상 경험을 익힌 뒤 남수단으로 돌아가 현지 의료 발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참배 과정은 유튜브 채널 ‘구수환PD의 공감 36.5’에 ‘17년 만의 약속, 신부님의 제자들이 의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다. 재단은 해당 영상이 공개 13시간 만에 조회 수 10만 회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조회 수는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만큼 이는 재단이 발표한 시점의 기록이다.

 

이태석재단은 이 신부가 남긴 의료·교육 활동을 인재 양성으로 이어가기 위해 ‘이태석 2.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남수단 청년들이 의료와 교육 등 각 분야의 전문인으로 성장해 현지 사회의 자립을 이끌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앞서 2025년 2월에도 장학생 7명이 국립 주바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이 가운데 6명이 의학을 전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은 “영화 ‘울지마 톤즈’를 제작하며 만났던 어린 제자들이 의료인으로 성장해 스승 앞에 선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이들이 남수단에서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간병신문 윤현진 기자 (caredaily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