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인구와 장기요양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전국 요양병원 수는 5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문을 닫은 요양병원은 441곳으로, 새로 개업한 병원보다 168곳 많았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요양기관 현황’을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국 요양병원은 1,280곳이다. 2021년 1,464곳에서 2022년 1,435곳, 2023년 1,392곳, 2024년 1,342곳, 2025년 1,306곳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2021년과 올해 2분기를 비교하면 요양병원은 184곳, 12.6% 감소했다. 2020년 1,580여 곳까지 늘었던 시기와 견주면 감소 폭은 더 커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개·폐업 집계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새로 문을 연 요양병원은 273곳이었으나 폐업한 곳은 441곳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36곳이 개업하고 72곳이 폐업해 문을 닫은 병원이 새로 문을 연 곳의 두 배였다. 다만 441곳은 5년간 발생한 폐업 건수를 모두 합친 수치로, 같은 기간 요양병원 수가 441곳 순감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개업과 기관 종별 변경, 휴·폐업 처리 시점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요양병원이 줄어드는 동안 고령인구와 돌봄 수요는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했다. 우리나라가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도 지난해 123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6.0% 늘었다. 65세 이상 의료보장 인구는 1,100만 명으로 5.8% 증가했으며, 장기요양 급여비용은 17조6,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확대됐다.
반면 장기요양기관은 지난해 말 2만9,734곳으로 1년 전보다 676곳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재가기관은 2만3,373곳, 노인요양시설 등 시설기관은 6,361곳이다. 요양병원 감소와 장기요양기관 증가는 고령자 돌봄이 입원 중심에서 시설·재가서비스를 포함한 여러 형태로 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설립 목적과 적용 제도가 다르다. 요양병원은 의사와 간호인력이 배치돼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환자를 돌보는 의료기관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요양원은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노인에게 일상생활 지원과 돌봄을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이다. 장기요양기관 수가 늘었다고 해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고령 환자의 입원 수요를 모두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양병원 업계는 입원료가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하루 단위로 정해지는 일당정액수가 구조와 인건비·운영비 상승, 환자 감소 등을 경영 악화 요인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병원별 폐업 사유가 공식 통계에 세부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어서, 441곳의 폐업을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요양병원의 기능을 의료 필요도가 높은 환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10개 지역 19개 요양병원에서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간병비 일부를 지원하고, 병원이 간병인을 직접 고용·관리하는 간병지원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면 시행됐다. 노쇠와 장애,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연계해 받도록 하는 제도다.
요양병원 감소가 실제 의료 공백으로 이어지는지는 지역별 병상 수와 가동률, 환자 중증도, 재활·치매·투석 등 필수 기능, 대체 가능한 의료·돌봄 자원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고령인구가 많고 의료기관이 적은 지역에서는 병원 폐업 이후 환자의 전원과 가족의 간병 부담, 장거리 이동 여부까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한국간병신문 윤현진 기자 (caredaily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