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갑자기 아파도 간호사가 곁에…중증장애인 24시간 의료돌봄

- 서울 영락애니아의집, 10월부터 야간·휴일 간호인력 상주 - 간호사·돌봄인력 10명 늘리고 다인실·이송시설도 개선


 

야간이나 휴일에도 간호인력이 상주하며 중증장애인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24시간 의료·돌봄 체계가 서울의 장애인 거주시설에 도입된다.

 

서울시는 용산구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영락애니아의집’이 보건복지부의 ‘2026년 의료집중형 장애인거주시설 시범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오는 10월부터 24시간 의료·돌봄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의료집중형 장애인거주시설은 고령화와 장애 중증화로 일상생활과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큰 중증장애인에게 상시 의료·돌봄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흡인과 발열 관리, 산소포화도 측정 등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이용자를 지원한다.

 

현행 장애인 거주시설은 의사 또는 촉탁의 1명 이상과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1명 이상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간호인력이 주로 일과시간에 근무해 야간이나 공휴일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돌봄 종사자가 먼저 대응하거나 119구급대와 연계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1994년 문을 연 영락애니아의집에는 현재 중증장애인 31명이 생활하고 있다. 남성 14명과 여성 17명으로, 이 가운데 28명은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함께 갖고 있다.

 

이용자들의 외래진료와 응급의료, 시술 등 의료서비스 이용 건수는 2022년 625회에서 2025년 797회로 증가했다. 그동안 간호사가 근무하지 않는 야간과 공휴일에는 생활지도원 등 돌봄 인력이 응급상황에 대응해 왔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간호사 4명과 생활지도원 등 돌봄 인력 6명이 추가로 배치된다. 기존 의료·간호 인력 2명을 포함하면 모두 6명의 의료·간호 인력이 근무하게 되며, 새로 충원되는 돌봄 인력 6명도 이용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인력 확충과 시설 개선에 총 10억2000만원을 투입한다. 국비와 시비가 각각 5억1000만원씩 들어가며, 전문인력 인건비에 2억2000만원, 시설 리모델링과 의료장비 확충 등 기능 보강에 8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생활공간도 중증장애인의 안전과 사생활을 고려한 구조로 바뀐다. 영락애니아의집 2층 남성 생활실은 기존 5인실 3개에서 1인실 2개, 2인실 2개, 3인실 3개로 개편된다.

 

생활실과 샤워실 일부에는 천장주행형 이송장치인 호이스트를 설치한다. 침대와 휠체어 사이에서 이용자를 옮길 때 발생할 수 있는 낙상 위험을 낮추고, 돌봄 종사자의 허리와 어깨 등 근골격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비다.

 

감염병 발생에 대비한 격리실과 의무실도 새로 마련된다. 이용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의료·돌봄 장비도 확충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거주시설의 소규모화와 전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적 지원이 많이 필요한 중증장애인을 위한 시설 모델을 마련해 왔다. 국내외 사례 조사와 시설 현장 방문, 전문가 자문을 거쳐 2025년 의료집중형 장애인거주시설 운영안을 만들었다.

 

2025년에는 대전 대덕구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로뎀’이 첫 시범사업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 영락애니아의집은 올해 추가 공모를 거쳐 선정된 서울 지역 수행기관이다.

 

조지영 영락애니아의집 시설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의료·돌봄서비스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보다 촘촘한 중증장애인 지원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진우 서울시 복지실장은 “중증장애인에게 의료와 돌봄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뒷받침돼야 하는 필수적인 지원”이라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중증장애인의 의료·돌봄 수요에 대응하는 거주시설의 선도모델을 만들고, 이용인과 가족이 안심하며 보통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간병신문 윤현진 기자 (caredaily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