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한 병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가 한 달 동안 7,499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의과 분야에서는 1인실 상급병실료와 도수치료에 지출된 금액이 가장 컸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9일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 ‘2025년도 하반기 비급여 보고제도’ 자료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병원급 의료기관 4,098곳이 제출한 2025년 9월 한 달간의 진료 내역을 집계한 것이다. 조사 대상 1,251개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는 총 7,499억 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같은 항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6,864억 원보다 635억 원, 약 9.3% 증가한 규모다. 다만 자료를 제출한 의료기관이 4,000곳에서 4,098곳으로 98곳 늘어난 영향도 반영됐다. 기관당 평균 비급여 진료비 역시 3월보다 1,138만 원 증가했다.
병원 종별로 보면 일반 병원이 3,122억 원으로 전체 비급여 진료비의 41.6%를 차지했다. 종합병원은 1,587억 원으로 21.2%, 상급종합병원은 1,084억 원으로 14.5%였다.
진료 분야별 비급여 규모는 의과가 6,577억 원으로 전체의 87.7%에 달했다. 치과는 728억 원으로 9.7%, 한의과는 194억 원으로 2.6%를 기록했다.
의과 분야에서 지출이 가장 많았던 항목은 1인실 상급병실료로 561억 원이었다. 의과 비급여 진료비의 8.5%에 해당한다. 도수치료가 552억 원으로 뒤를 이었고, 피부·근육 등 손상된 연조직을 보완하거나 재건하는 데 사용하는 치료재료가 281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조직 재건용 치료재료와 척추 수술 등에 사용되는 척추경막외 유착방지제의 진료비는 3월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요양병원과 한방병원에서는 암환자에게 사용되는 비급여 의약품인 싸이모신알파1 관련 진료비가 두드러지게 늘었다.
치과 분야에서는 임플란트 진료비가 352억 원으로 치과 비급여의 48.4%를 차지했다. 크라운은 194억 원, 치과교정은 73억 원이었다. 이들 세 항목을 합친 금액은 치과 비급여 진료비의 85%에 달했다.
한의과 분야에서는 한약 첩약과 한방생약제제에 144억 원이 지출됐다. 경혈 약침술은 45억 원, 기타 한방물리요법은 1억3,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급여와 비급여를 합한 전체 진료비는 6조7,280억 원이었다. 2025년 3월 6조2,686억 원과 비교하면 4,594억 원 늘었다. 전체 진료비 가운데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도 0.2%포인트 상승했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의 가격 통제를 받지 않아 같은 치료라도 의료기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환자는 진료를 결정하기 전에 치료 목적과 필요성, 예상 횟수, 총비용,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대체 치료가 있는지를 의료진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료기관별 비급여 가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건강e음’에서 비교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공개한 올해 비급여 가격정보에는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치료, 예방접종, 초음파검사 등 753개 항목이 포함됐다. 가격뿐 아니라 일부 의료행위의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와 건강보험 적용 기준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비급여 지출 규모가 큰 항목을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도수치료는 올해 7월 1일부터 가격과 진료 기준을 정해 관리하는 ‘관리급여’로 전환했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의료계 자율시정을 통해 적용 질환과 진료 횟수, 시술 간격 등을 관리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했다.
유주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 국민 의료비에 부담을 주는 과잉 비급여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보고자료를 활용한 비급여 정보 제공도 확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관리급여와 비급여 이용 현황을 계속 점검하고 관리급여 적용 항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간병신문 윤현진 기자 (caredaily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