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간병비 지원 확대, 중증장애인 가구 의료급여 문턱 낮춘다

- 2027∼2029년 의료급여 기본계획에 간병비 부담 완화 반영 - 의료·간병 필요도 높은 환자 우선…현금 지급 아닌 급여 적용 방식


 

정부가 저소득층의 요양병원 간병비 부담을 덜고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가구의 의료급여 수급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2026년 제3차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를 열고 ‘제4차 의료급여 기본계획’에 포함할 제도 개선 과제와 수립 방향을 검토했다.

 

제4차 기본계획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적용될 의료급여 종합계획이다. 위원회는 중증장애인 가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간병비 지원 등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됐거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과제를 기본계획에 담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간병비 지원은 모든 환자나 가족에게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다.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가운데 의료 필요도와 간병 필요도가 모두 높은 환자를 선정해 간병서비스 비용의 일부를 공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다.

 

현재 요양병원 간병비는 원칙적으로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와 가족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 병원비와 별개로 매달 간병비가 발생하면서 장기 입원환자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정부가 앞서 공개한 보건복지 정책 추진방향에 따르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는 2027년부터 의료·간병 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환자 본인부담을 현행 100%에서 30% 안팎으로 낮추고, 의료중심 요양병원을 선정해 2030년까지 지원 대상을 약 8만5,000명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본인부담률과 대상 질환, 환자 선정기준, 참여 병원, 지원 시기는 관련 제도와 예산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의료급여 수급자에게 적용할 구체적인 지원기준도 제4차 기본계획과 후속 지침을 통해 정해질 전망이다.

 

중증장애인 가구의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방안도 기본계획의 주요 과제로 검토됐다.

 

의료급여는 생활이 어려운 국민에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진찰·검사·치료 등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공공부조 제도다. 수급자를 선정할 때 신청 가구의 소득과 재산뿐 아니라 일정 범위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도 살핀다. 이 때문에 실제로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하더라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의료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정부는 올해 1월 의료급여 수급자의 소득을 산정할 때 가족에게 받는 것으로 간주했던 ‘부양비’를 폐지했다. 이번에 논의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중증장애인 가구의 의료급여 자격 심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자체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이다.

 

부양비 폐지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서로 다른 제도 개선이다. 부양비가 없어졌더라도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을 확인하는 기준은 남아 있는데, 정부는 중증장애인 가구부터 이 기준을 없애 의료급여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제4차 기본계획에는 의료급여의 역할을 질병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회복, 지역사회 복귀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담길 예정이다. 정부는 의료급여 수급자가 퇴원 후에도 주거와 돌봄, 건강관리 서비스를 연계해 받을 수 있도록 재가 의료급여와 지역사회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한다.

 

의료급여 수급자와 건강보험 가입자 사이의 건강 격차를 줄이는 목표도 논의됐다. 질환이 악화된 뒤 치료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관리와 조기 치료를 강화해 예방할 수 있는 입원과 장기 입원을 줄이는 방향이다.

 

급여·보장체계 개편과 의료 이용·공급 구조 등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과제는 제4차 기본계획과 분리해 검토한다. 복지부는 시민사회와 의료계 등 이해관계자 간담회와 토론회, 공청회를 거쳐 별도의 의료급여 혁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의료급여 혁신의 핵심은 취약계층의 건강한 삶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적극적 건강보장체계로의 전환”이라며 “부양의무자 기준 개선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의료안전망을 더욱 두텁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의 중증화와 예방 가능한 입원을 줄이는 한편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선 의료 이용과 공급은 근본 원인을 살펴 합리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간병신문 윤현진 기자 (caredailykorea@gmail.com)